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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논 EOS R6 개봉기와 카메라에 대한 소회
    살펴보기/제품(製品) 2021. 5. 2.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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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제품]

    Canon EOS R6 미러리스 카메라

    캐논 카메라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2003년 여름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상경한 뒤 첫 직장 생활을 하면서, 일상의 무료함을 이겨내기 위해 취미를 가져 보기로 했다. 그중 내 성격과 꼭 닮았고, 또 그런 이유로 오래도록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이 사진 생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넉넉하지 않던 월급 덕분에 새 제품을 살 수 없었던 것은 물론이고, 몇개월 간 모으지 않고는 중고 제품조차도 구입하기가 쉽지 않았다.  매달 조금씩 돈을 모으고 있던 어느 날,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당시 300D 클럽의 중고거래 게시판에서 내가 원하는 가격대의 제품을 발견하게 되었다.

     

    중앙대학교 후문에서 만났던 판매자는 우연찮게도 나와 동향 사람이었고, 심지어 살 던 동네 마저도 아주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지금은 무거워서 잘 쓰지 않지만, 당시로서는 꽤 비쌌던 맨프로토 삼각대와 볼 헤드까지 공짜로 받게 되는 행운을 누렸다.  그렇게 내 손에 들어온 은색 300D를 시작으로 나는 본격적인 사진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고, 이후 지금까지 단 하나의 캐논과 함께 하고 있다.

     

    300D, 50D, 5D, 5D Mark III 그리고 EOS R6에 이르기 까지 신품을 구입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DSLR의 익숙함 때문에 행여나 다시금 돌아올지 모르겠다는 생각 때문에 EOS R 중고를 살까도 싶었다. 하지만, 아내의 극구 기왕 사는 것 좋은 사라는 만류와 지원 덕에 마음 편하게 구입할 수 있었다.

     

    부산 광복동에 위치한 캐논 천국에서 구입했다. 사진가들 사이에서 유명한 컴온탑에서 구입하려고 했었으나, 캐논 천국의 가격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래서, 혹시 매장의 신인도가 낮은 것은 아닐까 싶어 검색을 해봤지만, 그런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상당히 오래도록 카메라 영업을 해 오던 곳이었다. 뿐만 아니라, SLR 클럽의 많은 사람들이 추천을 하고 있기도 했다.

    이후의 사진들을 보면 알겠지만, 과거 DSLR 제품에 비해 내용물이 간소한 느낌이다. 그렇다고 실제로 빠뜨린 부분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왠지 그런 느낌이 든다.

     

    사용자 설명서, 보증서, RF 렌즈 카달로그 그리고 쿠폰북. 주요한 사항으로는 사용 설명서가 아주 얇다는 점이다. 그리고, 아주 많은 부분의 생략된 설명은 온라인에서 PDF로 만들어진 설명서를 따로 다운로드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아쉬운 점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두꺼워지더라도 책은 책대로 배포하고 별도로 파일로 제공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다.

    스위블 액정에 부착할 액정 필름과 초당 100MB 전송이 가능한 SD 메모리를 서비스로 제공 받았다. 캐논 천국뿐만 아니라 여타의 다른 온라인 매장에서도 거의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안다. 사진 상에는 나타나 있지 않지만, 별도의 EOS R5/R6에 대한 설명 책자와 융도 함께 제공받았다. 요긴하게 쓰일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메모리의 전송속도는 연사의 정도와 동영상 촬영의 빈도 또는 시간에 따라서 부족할 수 있으므로, 따로 구입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

    정말 별 것 없다. 충전기 본체와 배터리 그리고 충전기 전원 공급 케이블. 어깨끈과 카메라 본체가 놓여져 있다. 조금 더 콤팩트한 포장도 가능할 것 같다.

    익히 다들 알다시피 R6와 R5의 차이점 중 하나, R6는 CF 카드를 지원하지 않는다. 다만, SD 카드라도 듀얼로 제공한다는 점을 위안 삼아야 할 듯하다.

     

    아울러, 상단 LCD가 없다 보니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Jog 다이얼은 없더라도 액정은 있으면 좋겠다. 그런 이유로 R5를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만, 그렇다고 대략 2백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더 지불하는 것도 아까웠다.

    나는 지금 시그마 Art 35.4와 EF 50.8 STM. 딱 두 개의 렌즈만 가지고 있다. RF 35.8을 사고 아트 사무식을 팔까도 싶었지만,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1.4 조리개를 포기하기에는 RF 35.8이 크게 만족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을 주목했다.

     

    중고나라에서 20만 원에 구입한 컨트롤 링 마운트 어댑터다. 카메라는 어제 결제하고 방문 수령을 했고, 운이 좋게도, 어제 거래를 마친 어댑터는 오늘 이른 오후에 택배로 받을 수 있었다.

     

    EF 렌즈들을 모두 처분하고 처음부터 RF로 구성을 할까도 싶었다. 하지만, 어쩌다 한 번쯤은 오래된 5D를 둘러멜 일이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어댑터를 활용하기로 했다. 5D 만큼은 처분하지 않고, 평생 지니다가 딸아이가 원하면 물려주고 싶기도 하다.

    특별할 것 없는 어댑터와 배터리다. R5 모델과 혼용이 가능한 것으로 안다. 아마 이후에 출시하게 될 R3와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기본 제공되는 어깨끈. 둘레를 장식한 빨간 띠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변하지 않은 점이다. 그 점이 마음에 든다. 나는 지금까지 모든 제품을 이 어깨끈을 달고 다녔다. 그 어떤 커스텀 보다도 이것만큼 만족스러웠던 적은 없었다. 

    그립감은 좋은 편이다. EOS R과는 달리 플라스틱 재질의 바디라는 이야기를 듣고 내심 걱정을 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싸구려스럽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내구성에 큰 문제가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들지 않았다. 혹시 구입을 망설인다면, 가까운 백화점이나 오프라인 매장에 들러서 최소한 한 번은 만져 보기를 권한다.

    컨트롤링 어댑터 + 시그마 아트 35mm F1.4 + EOS R6의 조합. 5D Mark III와 아트 사무식 그리고 어쩌다 플래시가 달린 카메라를 손에 쥔 아내는 손목의 통증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한다는 소리가 하루 빨리 미러리스로 바꾸라는 말이었다. 그럼에도, 오늘 처음 R6와 아트 사무식이 조합을 들어 본 아내는 여전히 무겁다고 했다. 플래쉬가 달려있지 않았음에도 말이다.

     

    아트 사무식은 대구경 렌즈에 속하기 때문에 무거울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조만간 RF 35 L 렌즈가 나오면 교체를 생각해 보아야 할 테지만, 또 가격대 성능비를 따지느라 언제 구입할지는 모를 일이다.

    대구경의 아트 사무식에 어댑터 링까지 더해져서 미러리스의 가벼운 장점은 누리기 어려워졌다. 가지고 있는 렌즈가 특별히 좋은 것이 아니고, RF 렌즈가 출시되지 않은 상황도 아니라면 어지간하면 RF로 넘어가는 것을 권하고 싶다. 제아무리 같은 회사의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어댑터가 끼어들면 정확히 100%의 네이티브라고는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 상단 LCD의 부재는 쓰면서도 아쉬울 것 같다. 액정 정도는 급 나누기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었나 싶다.

     

    사용 후기

    딱 하루, 써 본 후기를 전달하자면, 첫째로 상단부 LCD의 부재가 상당히 거슬리고 불편하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300D를 제외하고는 상단부 액정이 없는 모델을 사용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거기에 익숙해졌기 때문인 점은 두말할 것도 없다. 때문에, EOS R5와 R을 고민했다. 그러나, R5의 가격은 부담스럽기도 했고, 그만큼이나 비싼 제품을 사놓으면 왠지 제대로 쓰지도 않은 채 먼지만 쌓일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R을 구입하는 것은 아내가 한사코 반대했다. 100만 원 정도의 차이밖에 나지 않는데, 굳이 오랜 모델을 살 필요가 없고, 성능적으로도 많은 부분 개선이 되었다면, R6를 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R5는 나에게는 과하기도, 낭비이기도 했다.

     

    AF? 아주 훌륭하다. R6와 R5를 사용해 본 사람들이라면 한결 같이 하는 말은 사실이었다. 이전 세대 제품인 R 또는 RP를 사용했던 경험이 있는 사용자들은 더 큰 실감을 하고 있으니, 두 말하면 입만 아프다. 어댑터 링과 아트 사무식을 쓰는데도 이렇게 느끼는데, 네이티브를 사용한다면 더 얼마나 감탄스러울지는 차차 두고 보아야 할 것 같다.

     

    2000만 화소? 살짝 아쉽긴 한데, 여태 내가 사진 생활을 하면서 크롭을 했던 적은 다섯 손가락도 안된다. 그래서, 의미 없다. 

     

    바디 재질? 이 정도면 무난하다. 어딘가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지 않는 이상. 마그네슘 합금이든 플라스틱이든 센터에 가야 한다는 사실은 피할 수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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