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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투정이 심한 아기
    오늘의/육아(育兒) 2019. 4. 5.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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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고 있을 때는 영락없는 천사다. 확실히 걷기 시작할 때보다는 길 때가 편할 것임을 굳이 경험하지 않아도 알 것 같다. 열흘 남짓 지난 지금에서야 비로소 아내가 피로를 호소한다. 아이를 끌어안은 채 졸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띄고, 손목과 팔목들의 관절 통증도 지속되고 있다.

     

    정량의 우유를 먹고 푹 잠에 들면 좋으련만 아이는 기대와 달리 여러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 배가 고파서 우는 아이에게 분유를 먹이면 곧 구토하는가 하면, 많이 먹었다 싶은데도 얼마 못가 또 울고 보챈다. 충분히 먹은 것 같아 숙면에 들기라도 하면 아내도 눈을 부칠 짬을 가지면 좋은데, 또 금방 울고 있다. 도무지 종 잡을 수 없다. 맞다. 그 점이 가장 어렵고 힘든 점이다.

     

    퇴근을 해서만이라도 많은 부분 도와주고 싶지만, 또 마음처럼 쉽지 않음은 누구를 탓할까. 나도 일을 하느라 피곤하고, 말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닐 때가 많다. 언제부터인가 다정하던 아내는 짜증을 섞어낸 말투로 내게 핀잔을 준다. 그러다 보니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짜증스럽기도 하다. 잘하지 못하는 나도 나지만, 괜히 민감하게 구는 것 같은 아내도 그럴 때는 밉다.



    아이를 낳았다는 소식을 주변 지인들에게 알렸을 때, 대다수의 사람들이 딸임을 확인하고는 아들이 아니라서 좋겠다는 사람도 있었고, 딸이라서 좋겠다는 의아한 축하를 받기도 했다. 나는 아들보다 딸을 원했다. 아이가 어느 정도 크면 제 어미와 친구처럼 지내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모녀의 나이 차이가 제법있어 친구처럼 보이지는 않더라도 같은 여자로서 공감하고 또 위로가 되는 관계가 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나는 위로가 필요없거나 공감이 필요치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 둘을 낳아서 키울 만큼의 자신도 없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적지 않은 나이가 아이에게 단점으로 작용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나만 낳아서 잘 키우자는 생각이다.


    평소 좋은 남편, 아빠가 될 수 있도록 많은 시간 대화를 통해서 공감하기를 노력한다면 나도 그네들의 대화에 낄 수 있지 않을까? 어디까지나 내가 하기 나름이지 싶다. 나이 먹고 뒷방 늙은이가 되지 않으려면 말이다. 좋은 남편과 아빠로서 남을 수 있다면, 딸아이도 남편감을 고를 때 충분히 귀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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