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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도 계속 가라』- 조셉 M. 마셜 作
    살펴보기/도서(圖書) 2010. 10. 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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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느 자기 계발서처럼 막연한 이야기도 아니고, 추상적이거나 거창한 것도 아니다. 자의적 결정이 아닌 이유로 이 땅에 태어나서 살아가는 무수한 사람들의 소소한 얘기들을 우화형식으로 담아내고 있다. 실제로 삶속에서 묻어나는 것들이며 충분히 있음직한 것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우화속의 주인공과 나 사이에는 그 어떤 삭막한 장벽같은 것도 없다. 그래서, 받아들이기 쉬우며 이해하기도 문제가 없을 것 같은 책이다.

    나이 서른을 넘기고 지난 날을 돌아볼 기회가 많아졌다. 핑계 삼아서 후회할 일이 많아졌다고 하는 것이 더 옳겠다. 왜 나는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인가에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가에 고민은 서가를 찾게 되었고 그 어떤 서평도 읽어볼 요량없이 그냥 손가는대로 집어든 책이다. 제목에 마음이 동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계속 가라.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십년을 해 오고 있지만, 과연 이것이 나를 행복케 하는 것인지를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역시 그만한 노력만큼이나 보상받고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은 계속해서 나를 다른 곳으로 내몰고 있다. 하고 싶은 것이 워낙에 많은 터에 새로운 세계에 대한 갈망이 커졌고, 결국 메이크업을 배우고 그 일을 하기 위해서 마음을 먹었지만 현재에 안주하고자 하는 한심한 근성을 한 걸음 떼어놓기 조차 어려웠다.

    해서, 이 책을 읽으면서 희미했던 목표가 조금씩 그 형체를 드러내기 시작했고, 소시적 갖고 있었던 이상과 꿈은 실제로 그것이 온전히 내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 얼마나 어리석었던 것인지 그리고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 얼마나 창피했던지.. 주변의 사람들에게 종종 "너의 꿈은 무엇이냐"라고 물으며 그 부재에 대해서 실소를 금치 못했던 자신이 얼마나 오만하게 비추어졌을까 하는 생각을 할 때면 부끄럽기 그지 없다.

    다시말해서, 나의 삶조차 뚜렷하지 않았으며 그 향방을 결정지을 수 없는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들을 얼마나 한심한 사람으로 단정지었던가. 내가 가고 있는 길에 대한 의구심조차 가지지 않고 맹목적으로 믿어버린 것은 아니었는가 말이다. 결국에는 파국의 문앞에서 바락바락 우기고 버티다가 모든 의미를 상실해버린 것이다.

    하지만, 글속의 한 글귀에서 말해주듯이 내 인생의 모든 결정은 전체에서 빼버리거나 혹은 고작 그 정도만 더해지는 것이라는 것을 이제야 통감한다. 길고 긴 여정은, 삶을 여행으로 치환할 때에 비로소 한 걸음 한 걸음이 오늘을 살게 하고 나아가 한해를, 해를 거듭하여 삶을 통째로 완성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희망을 품어야 할 시간이란, 다시 말해서 절망이 우리 목구멍을 움켜쥐고 있을 때란다. 강하다는 것은 네가 아무리 지쳐 있더라도 한 걸음 더 내딛는 것을 의미한단다. 여행을 하다보면, 수많은 대목에서 선택해야 할 순간과 부닥치기 마련이지. 그만두거나, 포기하는 것은 강제적인 것이 아니라 선택이라는 점도 기억하거라."

    아무리 힘이 들어도, 그래도 딱 한 걸음만 더 내딛는다면, 그것은 희망을 품었기 때문이며, 절망이 닥쳤을 때 희망을 걸고 다시금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한 힘을 모을 수 있는 지혜를 가져야 하겠다. 강한 것은 파괴력을 자랑하고 모든 일을 일사분란하게 한번에 이루어 내는 시간의 문제가 아닌, 참된 강인함을 통해 끝내 한 걸음을 더 내딛어 하루를 살아가는 것 아닐까? 그렇게 하루 하루를 채우면 한해가 되고 해가 지나면 세월이 되는 것처럼 우리의 모든 삶은 단 하루에서 출발하며 하루 하루의 시간 동안 이겨내야하는 역경과 고난은 우리를 더욱 더 강하게 담금질을 하는 과정은 아닐까?

    일생을 여행에 비유하고 있고, 시간의 흐름의 단위마다 일어나게 되는 희노애락의 결정은 선택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삶이란 우리가 결정하고 선택했던 것을 전체에서 빼버리거나 혹은 더하는 것 정도 이상의 것도 이하도 아니라고 두세번 정도 언급하고 있다. 삶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여행의 경과와 그 속에서 우리가 선택하는 것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그 어느 것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이며,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슬픔이 존재한다는 것도 명심하기를 바라고 있다. 해서, 행복을 느끼는 순간에 슬픔이 도래할 것을 미리 걱정하거나 행복 그 자체를 만끽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은 얼마지나지 않아서 삶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는 경고문구도 빼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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