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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동차, 말리부

by 사용자 aner 2018.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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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자동차 보령 공장으로 이직을 해 오기 전에 타던 자동차는 로체 이노베이션이었다. 경쟁회사다. 면접을 보던 날 경쟁사 자동차가 채용에 불이익이 되지는 않겠지만, 합격을 하게 되면 경제적 상황이 허락하는 가능한 GM 자동차 구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란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나는 합격을 했고 직원 주차장에 주차를 할 수 없는 불편함을 겪어야 했지만, 큰 어려움 없이 직장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기어이 차를 새로 구입을 해야 하는 운명이었을까? 내겐 오지(奧地)와도 같았던 이곳에서 딱히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터라, 운동이라도 할 생각에 헬스장을 다니게 됐다. 운동을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오던 중, 불행하게도 달리던 관광버스와 추돌을 하고 말았고, 나는 의식 불명 상태였다. 자동차의 운전석과 앞쪽 엔진룸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파손이 된 상태였기에, 폐차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보험사의 말에 그렇게 하기로 했다. 내 인생의 첫 자동차와는 그렇게 작별을 해야만 했으며, 3년이 채 되지 않은 신차였기에 할부금만 고스란히 남은 상태가 되고 말았다. 물론, 삼성화재 자동차 보험으로부터 받은 차량가액에 대한 보상금은 있었지만, 그 돈으로 새 차를 다시 사는 것은 어림도 없던 노릇이다.

2012년 5월, 말리부 LPGi가 출시되기만을 기다리며 대략 6개월을 넘도록 택시와 버스를 이용하면서 이동을 했다. 창원 본가에 갈 때는 기차를 타고 천안아산역까지 간 다음 다시 KTX를 이용했다. 시내에 한번 나갈 때면 콜택시를 불러서 이동해야 했고, 얼마 되지도 않는 거리를 만 원에 가까운 돈을 지불해야 했다. 가만 생각해보면, 한 달에 들어가는 유류비보다 더 많은 돈을 대중교통 이용에 들였던 것이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LPGi 모델에 대한 사전계약이 이루어질 때, 두 번째의 신차 계약을 했다.

아차! 하는 순간에 끝날지도 모르는 인생이다.

사실, 사고의 규모는 컸다. 언급한 것처럼 의식 불명이 있었고, 자동차는 폐차에 이르렀다. 달리는 대형버스에 충격을 받고 밀려나갔지만, 운이 좋게도 그 많은 전신주들을 놔두고도 2차 충돌은 없었다. 때문에, 나는 살 수 있었다고 한다.

아둥거리고 바둥바둥 해도 결국 남는 것 하나 없이 생을 마감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계기였다.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나의 작은 손해쯤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고 믿었던 삶이었다. 오롯이 내 인생은 그렇더라도 크게 이상할 것 없다 믿은 적도 있었다. 그렇게 그 누구보다 스스로가 세뇌시켰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그렇게 살아서는 안되겠단 생각이 들었다. 

주말이면 항상 기숙사를 비우고 나 홀로 여행을 떠났다. 그런 것치고는 여행에 관한 포스트가 많이 없지만 사실이다. 가고 싶은 곳이라면 어디든 다녔다. 카메라를 들고. 혼자 호텔을 예약하고 숙박하는 허세도 부렸다. 쓸데없이 비싼 음식을 먹기도 했다. 그런 덕분에, 돈은 쉽사리 모이지 않았고, 자동차의 주행거리는 3년이 되지 않아 9만에 가까운 수치에 이르렀다.

128,336. 조금 전까지의 주행거리다. 지금 아내와 연애를 할 때는 매주 보령-부산을 다니며, 왕복 1,000km 정도를 주행했다. 그렇게 대략 40주간의 운행 덕분에 지금의 주행거리가 된 것이다. 정확치는 않지만 얼추 맞을 것이다.

GM이 직장인 덕분에 꽤 많은 금액을 할인받을 수 있다. 신형 말리부로 바꾸고 싶어서 혼자서 계산을 해본 적도 있고, 임팔라에 대한 생각도 전혀 없던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아직은 이 차와 함께 더 오랜 시간을 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러고 싶은 마음이다. 집사람도 마음에 들어 하고 있으니 더할 나위 없다. 그냥 남자라 함은 모름지기 자동차를 좋아한다는 핑계로 잠깐 왔다 스쳐갈 헛바람 정도로 생각한다. 하지만, 20만 km를 주행할 시기가 되면 그때는 지금보다 더 좋은 차를 구입하고 싶다. 캐딜락 CT6 정도? 헤~

그나저나 자동차 보험을 들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설계사를 통해서 해왔지만, 다이렉트와는 너무 큰 금액의 차이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서 해야할 것 같다. 다만, 기존에 이용하던 삼성화재 다이렉트 자동차 보험을 이용하고자 하는데, 견적을 한 번 받아 봐야겠다. 예전에 본 기억으로는 거의 25만원의 금액을 절약할 수 있던 것 같던데, 오늘 다시 한 번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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