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초보부모15 부모될 자의 자세 2019년 4월 9일, 생후 32일 아이의 B형 간염 2차 접종을 맞히기 위해 소아과를 찾았다. 아이의 건강에 관련된 문진표를 작성하고 기다리기를 한 시간여가 지나서야 의사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다. 겉싸개에 폭 싸여 잠에 든 아이를 침대 위에 올려놓았다. 겉싸개가 벌어진 틈 사이로 아이의 얼굴을 빛을 받았고, 그 사이 딸아이의 얼굴에서는 배냇짓으로 가득 찼다. 아이의 예쁜 짓을 본 간호사의 기분도 덩달아 좋았나 보다. 사랑 가득한 눈빛을 하고 내 딸을 바라보며 웃어 보였다. 참으로 뿌듯한 순간이었다. 아이의 아빠 된 자로서, 사랑받는 아이의 부모 마음이 다는 몰라도 어렴풋이 알 것만 같았다. 아이가 진찰대에 눕자 의사 선생님께서 아이를 바라보며 진찰을 하기 시작했다. 아이의 옆에는 몇가지의 의료기구가 .. 2019. 4. 9. 생후 31일차 - 그날 나는 오늘 처음으로 아내가 집 밖을 나섰다. 발에 습진이 생겨 그대로 두면 더 심각해질 것을 우려한 나머지 결정한 일이다. 평소의 아내라면 병원에 가는 일은 고사하고, 대충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믿는 쪽에 가깝다. 이따금씩 아픈 기색이 보이면 병원에 가볼 것을 권하지만, 병원 만큼은 정말 싫어하는 아내에게 통할리가 없었다. 아무튼, 본인이 병원에 다녀오는 동안 아이를 봐달라는 부탁에 흔쾌히 수락했다. 이틀동안 깎지 않은 거친 수염은 덥수룩하다. 감지 않은 머리는 덕지덕지 기름 졌지만 최악은 면했다. 더군다나, 오늘 나는 외출할 계획도 엄두도 없었으니 아무렴 괜찮았다. 의자에 다리를 올려 아줌마 자세로 앉아 노트북을 열어 젖혔다. 며칠 읽지 못한 글을 찾아 헤매고, 언제 촬영했는지도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 2019. 4. 6. 잠투정이 심한 아기 자고 있을 때는 영락없는 천사다. 확실히 걷기 시작할 때보다는 길 때가 편할 것임을 굳이 경험하지 않아도 알 것 같다. 열흘 남짓 지난 지금에서야 비로소 아내가 피로를 호소한다. 아이를 끌어안은 채 졸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띄고, 손목과 팔목들의 관절 통증도 지속되고 있다. 정량의 우유를 먹고 푹 잠에 들면 좋으련만 아이는 기대와 달리 여러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 배가 고파서 우는 아이에게 분유를 먹이면 곧 구토하는가 하면, 많이 먹었다 싶은데도 얼마 못가 또 울고 보챈다. 충분히 먹은 것 같아 숙면에 들기라도 하면 아내도 눈을 부칠 짬을 가지면 좋은데, 또 금방 울고 있다. 도무지 종 잡을 수 없다. 맞다. 그 점이 가장 어렵고 힘든 점이다. 퇴근을 해서만이라도 많은 부분 도와주고 싶지만, 또 마음처럼 .. 2019. 4. 5. 육아 10일차 - 남편으로서 할 수 있는 일 남편이 육아와 가사에 동참한다는 것은 꼭 아이의 아버지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아이를 얻기 위해서는 상대방 배우자가 있어야 한다. 또 그 둘은 기적과도 같은 확률로 운명처럼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다. 때문에 그 어떤 인연보다 값지고 귀한 것이 부부의 연이라고 했다. 아이를 가지기 전에도, 이후에도 나는 아내에게 지속적으로 아빠의 역할보다 남편으로서 더 많은 시간과 마음을 쓰고 싶다고 다짐하듯 말해왔다. 자식은 품 안에 있을 때만 자식이라는 것이 나의 오래된 지론이다. 아이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 입히는 것도 나의 역할이지만, 무엇보다 아내를 우선하는 것이야말로 더 큰 책무라고 생각한다.아내를 사랑했기 때문에 함께 살고자 결혼을 했고, 또 그러기 위해서 오랜 시간 사랑과 정성을 쏟았다. 내게 아이는 그다음 문.. 2019. 4. 3. 육아 9일차 - 보건소에서 BCG 예방 접종 맞기 딸아이의 BCG 접종을 위해 하루 휴가를 냈다. 출산을 진행했던 병원에서 접종을 실시할 수도 있었지만, 정부지원을 통해 보건소에서 무료로 할 수 있는 것을 두고 굳이 돈을 쓰기는 싫었다. 이미 많은 부분에서 무료로 할 수 있는 것임에도 산모의 편의를 도모한답시고 한 건물에 소재하는 내과, 산부인과, 임상병리과 등을 통해 검사를 진행했다. 처형이 첫 아이를 가졌을 때 산모 카드 금액도 채 다 쓰지 않고 출산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우리 부부는 그 이전보다 훨씬 전에 이미 국비지원을 다 썼을 정도로 지출이 많았다. 아무튼, 뭐 그렇다고 그 돈이 아깝다는 것은 아니지만, 상황을 고려하고 조금만 불편을 감수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정부지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을 뿐이다. 당연히 이것저것 생각하기 싫고.. 2019. 4. 2. 육아 8일차 - 점점 더 목청이 커지는 아이 아무리 귀저기를 갈아주고 젖을 먹여도 딸 아이의 울음소리가 그칠 줄을 모른다. 얼마나 오랫동안 이런 생활이 지속될는지 알 수가 없어서 더욱 걱정이다. 목소리에서 쉰소리가 날 때까지 악을 쓰며 우는 모습을 보면 정말 이러다가 아이의 목에 무슨 문제라도 생기는 것은 아닐지 근심스럽기까지 하다. 아이를 낳기 전부터 아내와 나는 될 수 있으면 아이를 안아주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는데 한치의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계속되는 아이의 울음에 장모님이 나서 몇차례 어르셨고 이후로는 종잡을 수 없이 울어대고 있으니 여간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다. 도대체 어떻게하면 아이의 이런 행동을 잦아들게 하고, 밤 잠을 설치는 우리가 조금이라도 편할 수 있을지 고민스럽다. 이제 고작 8일 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 엄살을 부.. 2019. 4. 2. 이전 1 2 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