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니 가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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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하는 저녁』 - 에쿠니 가오리 作살펴보기/도서(圖書) 2018. 11. 14. 22:07
이상한 말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나, 다케오하고 두 번 다시 안 만날 수도 있고, 다케오하고 새롭게 연애할 수도 있고, 지금 당장 다케오하고 같이 잘 수도 있어. 구름이 짖게 드리워서는 안된다. 분명히 구름 한 점 없이 새파랗게 물들어있어야 한다. 잿빛보다도 더 허무하리만치, 공허하고 이유 없는 삶의 체념과도 같은 씁쓸한 쇳빛처럼. 물끄러미 바라보며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적이 없을리도 없잖은가. 그렇다고, 눈이 퉁퉁 부어오르도록 낮잠을 잔 것 마냥 울어내기도 뭣한 것은, 가야만 하겠다고, 그래야만 한다고 이별을 선고하는 사람 앞에서라면 더더욱 그렇지 않겠는가. 발목이야 붙잡고, 허리춤에 엉겨붙어 그럴 수는 없지 않느냐고 울부짖은들 달라질 것이 없다는 것은 없지 않은가. 저 하늘에 구름조차 있어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