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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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31일차 - 그날 나는오늘의/육아(育兒) 2019. 4. 6. 21:22
오늘 처음으로 아내가 집 밖을 나섰다. 발에 습진이 생겨 그대로 두면 더 심각해질 것을 우려한 나머지 결정한 일이다. 평소의 아내라면 병원에 가는 일은 고사하고, 대충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믿는 쪽에 가깝다. 이따금씩 아픈 기색이 보이면 병원에 가볼 것을 권하지만, 병원 만큼은 정말 싫어하는 아내에게 통할리가 없었다. 아무튼, 본인이 병원에 다녀오는 동안 아이를 봐달라는 부탁에 흔쾌히 수락했다. 이틀동안 깎지 않은 거친 수염은 덥수룩하다. 감지 않은 머리는 덕지덕지 기름 졌지만 최악은 면했다. 더군다나, 오늘 나는 외출할 계획도 엄두도 없었으니 아무렴 괜찮았다. 의자에 다리를 올려 아줌마 자세로 앉아 노트북을 열어 젖혔다. 며칠 읽지 못한 글을 찾아 헤매고, 언제 촬영했는지도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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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투정이 심한 아기오늘의/육아(育兒) 2019. 4. 5. 13:20
자고 있을 때는 영락없는 천사다. 확실히 걷기 시작할 때보다는 길 때가 편할 것임을 굳이 경험하지 않아도 알 것 같다. 열흘 남짓 지난 지금에서야 비로소 아내가 피로를 호소한다. 아이를 끌어안은 채 졸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띄고, 손목과 팔목들의 관절 통증도 지속되고 있다. 정량의 우유를 먹고 푹 잠에 들면 좋으련만 아이는 기대와 달리 여러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 배가 고파서 우는 아이에게 분유를 먹이면 곧 구토하는가 하면, 많이 먹었다 싶은데도 얼마 못가 또 울고 보챈다. 충분히 먹은 것 같아 숙면에 들기라도 하면 아내도 눈을 부칠 짬을 가지면 좋은데, 또 금방 울고 있다. 도무지 종 잡을 수 없다. 맞다. 그 점이 가장 어렵고 힘든 점이다. 퇴근을 해서만이라도 많은 부분 도와주고 싶지만, 또 마음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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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10일차 - 남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오늘의/육아(育兒) 2019. 4. 3. 23:32
남편이 육아와 가사에 동참한다는 것은 꼭 아이의 아버지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아이를 얻기 위해서는 상대방 배우자가 있어야 한다. 또 그 둘은 기적과도 같은 확률로 운명처럼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다. 때문에 그 어떤 인연보다 값지고 귀한 것이 부부의 연이라고 했다. 아이를 가지기 전에도, 이후에도 나는 아내에게 지속적으로 아빠의 역할보다 남편으로서 더 많은 시간과 마음을 쓰고 싶다고 다짐하듯 말해왔다. 자식은 품 안에 있을 때만 자식이라는 것이 나의 오래된 지론이다. 아이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 입히는 것도 나의 역할이지만, 무엇보다 아내를 우선하는 것이야말로 더 큰 책무라고 생각한다.아내를 사랑했기 때문에 함께 살고자 결혼을 했고, 또 그러기 위해서 오랜 시간 사랑과 정성을 쏟았다. 내게 아이는 그다음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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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9일차 - 보건소에서 BCG 예방 접종 맞기오늘의/육아(育兒) 2019. 4. 2. 13:35
딸아이의 BCG 접종을 위해 하루 휴가를 냈다. 출산을 진행했던 병원에서 접종을 실시할 수도 있었지만, 정부지원을 통해 보건소에서 무료로 할 수 있는 것을 두고 굳이 돈을 쓰기는 싫었다. 이미 많은 부분에서 무료로 할 수 있는 것임에도 산모의 편의를 도모한답시고 한 건물에 소재하는 내과, 산부인과, 임상병리과 등을 통해 검사를 진행했다. 처형이 첫 아이를 가졌을 때 산모 카드 금액도 채 다 쓰지 않고 출산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우리 부부는 그 이전보다 훨씬 전에 이미 국비지원을 다 썼을 정도로 지출이 많았다. 아무튼, 뭐 그렇다고 그 돈이 아깝다는 것은 아니지만, 상황을 고려하고 조금만 불편을 감수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정부지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을 뿐이다. 당연히 이것저것 생각하기 싫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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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8일차 - 점점 더 목청이 커지는 아이오늘의/육아(育兒) 2019. 4. 2. 02:10
아무리 귀저기를 갈아주고 젖을 먹여도 딸 아이의 울음소리가 그칠 줄을 모른다. 얼마나 오랫동안 이런 생활이 지속될는지 알 수가 없어서 더욱 걱정이다. 목소리에서 쉰소리가 날 때까지 악을 쓰며 우는 모습을 보면 정말 이러다가 아이의 목에 무슨 문제라도 생기는 것은 아닐지 근심스럽기까지 하다. 아이를 낳기 전부터 아내와 나는 될 수 있으면 아이를 안아주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는데 한치의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계속되는 아이의 울음에 장모님이 나서 몇차례 어르셨고 이후로는 종잡을 수 없이 울어대고 있으니 여간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다. 도대체 어떻게하면 아이의 이런 행동을 잦아들게 하고, 밤 잠을 설치는 우리가 조금이라도 편할 수 있을지 고민스럽다. 이제 고작 8일 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 엄살을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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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일 수 없는 피, 유전의 힘오늘의/육아(育兒) 2019. 3. 31. 22:59
대게 첫 아이가 딸일 경우에는 아빠를 많이 닮는다고 한다. 구체적인 근거를 지금 찾아 주기는 어렵지만, 아무튼 이는 유전학적 연구 결과에 근거를 둔다. 반대로 첫 아이가 아들일 경우에는 엄마를 닮는다. 모든 아이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거의 한쪽으로 치우칠 확률이 80%에 이르고, 기질과 생김새 등 유전적으로 80%를 반대 성별의 부모를 따라간다고 하니, 여간 신기한 것이 아니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부모들은 자신들의 기질과 외모에 따라 첫 아이의 성별을 특정하게 원하기도 한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다. 아이의 성별이 딸인 것을 알아차렸을 때,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마른 체격인 내 신체적 형질을 물려받는다면 딸아이의 몸매는 크게 걱정할 것이 없을 것 같다고 안도했다. 나는 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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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난 아기 씻기기오늘의/육아(育兒) 2019. 3. 31. 01:23
갓난아이를 양육하는 과정 중에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다. 허기에 진 배를 채워주기 위해 분유를 타고 젖을 먹이는 일도, 기저귀를 갈아주는 일이며 위생 관리를 하는 것 등등. 갓난아이를 가진 부모가 신경을 써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중에서 초보 부모가 가장 어려워하는 일은 단연 아이를 씻기는 일이 아닐까 생각된다.< 아이를 씻기기 전에 가장 먼저 신경을 써야할 것은 물의 온도다. 100일이 지나기 전의 신생아의 피부는 아직 덜 여문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자칫 온도가 높으면 화상의 위험이 있고, 또 너무 차가운 물로 씻기게 될 경우, 낮은 면역력 때문에 금방 감기에 걸릴 수 있다. 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 알려주는 적정 온도는 35도에서 40도 사이라고 한다. 물의 온도를 알려주는 신생아 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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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일기 3일차 - 출생신고 그리고 밤잠과 싸우기오늘의/육아(育兒) 2019. 3. 30. 22:42
작명소에 맡겨둔 아이의 이름을 2주간의 산후조리가 거의 끝나갈 즈음에서야 받을 수 있게 됐다. 그 덕에 이 달의 마지막을 며칠 남겨두지 않고서야 겨우 출생 신고를 할 수 있었다. 오매불망 기다리고만 있을 수가 없던 나는 전화를 걸어 아이의 이름을 언제쯤 받을 수 있는지를 여쭈어보았다. 나의 질문에 대한 그분의 답변인즉, 평생 한 사람의 인생을 결정지을 수 있는 이름을 짓는 것이 생각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라고 하셨다. 게다가, 딸아이의 이름이라면 더더욱 신중하게 지어야 한다는 것이 본인의 지론인 것처럼 말씀하셨다. 딸아이의 태명은 다올이다. 순수 우리말로서 "다 온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집사람과 나는 아이의 태명을 본명으로 출생신고를 하고 싶었지만, 주변 몇몇의 사람들의 말을 듣고 나니 그럴 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