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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atchmen
    살펴보기/영화(映畫) 2009. 3. 1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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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인가? 포스터에서 보여지듯이 '300' 을 만들었던 잭 스나이더의 차기작이라고 하는 것 정도만 말하는 것은 더더욱 아닐테고, 그렇다고 단순히 영웅담을 말하고자 했던 것이라면 이렇게 해서는 안되었던 것이다. 그 덕분에 이 영화는 두 부류의 평으로 나뉘어 진다고 볼 것이다. 단지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짜릿함만을 기대하고 본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만 그래도 한편으로는 영화 감상을 마치기 전까지는 속단하지 않고 끝까지 보고서는 극장을 나오고 나서야 제각각 다른 기준에 따라서 평가를 내린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닥터 맨하튼 때문에 였는지 더더욱 전자의 경우를 기대하게끔 했다는 것은 아무래도 감독의 원래 의도했던 바와는 다른 평가나 영화 해석일테지만 어느 영화든지 그 정도의 악평은 지금까지 변함없이 있어오지 않았던가.
    영화 중간에 볼 수 있는 'MINUTE MEN'. 그런데, 왜 우리는 'WATCHMEN' 이라 명명된 영화를 보고 있는 것인가? 영화속에서 그려지고 있는 개개의 영웅이 가지고 있는 속 사정이나 이야기들은 사실 이 영화를 전개해 나가는 데에 있어서 크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간간히 보여지는 MINUTE는 범상치 않다. 해서, 만화의 원작자는 물론이고 감독이 교묘하게 이를 부각시키고 있는 이유와 두 단어에서 오는 차이에 대해서 신중하게 다루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대적으로 1940년. 경제 대공황 2~30년대를 지나서 미국의 경제는 다시금 활황을 겪고 있었고 유래없는 부가 생산되고 산업이 팽창했던 시절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유와 평등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하고자 했던 것들과 갖고자 했던 것은 오로지 자신의 의지와 노력에만 달려있다고 믿었던 '꿈의 세대와 꿈의 나라'였던 것이다. 그런 덕분에 방법이야 어떻게 되었든지 성공만 하면 되었던 것이고, 가지기만 하면 되었던 것이다. 국가와 사회 그리고 인류 전체의 문제로 받아들일 여유도 없었다. 그런 걱정을 할 시간에 돈 한푼 더 버는 것이 그야말로 성공에 조금 더 빨리 닿게 하는 방법이었던 것이기 때문에, ' MINUTE MEN'은 그야말로 소소한 이야기 거리 밖에는 되지 않았던 것이다. 정부와 사회가 치안과 사회 안정을 위한 곳에 돈을 부을 필요도 없었고, 더군다나 그런 일을 나서서 해주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 얼마나 반길 일인가? 사람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하나의 소재로 삼아서 풍족한 하루를 만들어 가면 되었던 것이고, 밤 길을 거닐어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믿는 구석이었던 것이다. 자유를 방임하는 국가와 정부 그리고 정치인들에게 있어서 있어서 좋은, 그리고 있다고 한들 그들에게 큰 문제로 다가오지 않던 존재. 사실 얼마나 슬픈 존재인가.

      그런데, 2차 대전이 발발했고, 북 대서양 국가를 제외한 유럽과 아시아 국가 대부분은 전쟁의 폐해를 맛 보아야 했고, 무너진 그들의 생활과 그 터전을 바라보면서 다시금 일어서야 했고, 그렇게 하고자 했을 때에는 단결과 결속을 유도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농경 사회에서 공업 사회로의 변모를 훌륭히 그리고 완벽하게 이루어 내었던 서부 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동부 유럽국들은 아직도 농경 사회의 틀에서 벗어나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공업화 단계에도 이르지 못했었다는 사실을 미루어 볼 때에 그들이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는 굳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알만도 하다. 자유를 방임하고 생산과 부의 축적만이 서부 국가들의 기준과 이념이 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그러한 것들이 불러 일으킨 참혹한 결과를 그들은 쉽사리 받아들일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을 것이다. 아무튼, 자유와 부를 이념으로 활용 했던 정치인들로 인해서 유럽은 양분되었고, 정치 뿐만 아니라 이념, 국가와 사회 그리고 인류 전체가 양분되었다. 어찌되었든, 당시 미국 상황에서 볼 때에도 국가가 나서서 통제해야 했을 것이고, 무엇보다 이념간의 대립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그들 내부를 단속할 필요를 느끼게 되지 않았을까? 고속 성장을 하던 동안 오로지 부의 축적만이 성공의 척도가 되었던 미국 사회에서는 실제로 반정부 운동과 사회 현상에 회의를 느낀 급진적 좌파의 움직임이 두드러지게 늘었고, 이는 국가의 존립에까지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던 것이다. 단지 사회 정의 구현을 위한 영웅담 따위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잊혀져 가기도 했으며, 심지어 그들에게 허물을 씌워 제거해가기도 했다. 정부와 사회는 국가적 차원에서의 주목과 관심을 요구했으며 결집과 결속만이 동서의 이념간에 전쟁 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생각했다. 그 이념간의 문제는 보병전이나 해전도 아니었고 단지 버튼 하나를 누를 수 있는 첨예하게 대립하던 이념의 결단력 밖에는 없었다. 그런 시대적 배경 속에서 'MINUTE MEN'은 말 그대로 소소한 것들 정도 밖에는 되지 않았을까.

      약소국의 여성과 뱃속에서 자라나고 있는 아이의 삶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버려지고서는 농담처럼 다루어지는 것이란, 어차피 인간에게 1분의 시간은 어느 것에도 쓰이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다루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통제도 생산에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들도 비추어 지는 것은 아닌가. 어차피 개인의 감정과 사랑의 형태, 그리고 그들의 태생의 비밀과 신분이 낮고 높음은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그냥 농담'은 아닌가? 영화 속에서 '코미디언 - 에디'이 서술하고 있는 것은 달리 그것밖에는 없을 것 같다.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영웅담이나 사건과 사고는 아무 것도 아니었으며 단지 국가와 사회로의 맹신을 요구를 여과없이 받아들여야 했던 그때. 그런 이유 때문에 '닥터 맨해튼'과 '오지맨디아스'는 이 영화에서 상당히 비중있게 다루어진다. 이념은 신이었고, 희망이었다. 최소한 생존할 수 있는 희망을 갖게 해주는 신 같은 것 말이다. 그것이 사라지게 되면 지금까지 쌓아온 지위와 명예와 부의 것들이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질 것만 같았던 그들에게 '닥터 맨해튼'은 그런 존재였던 것이다. 다. 최소한 그것이 필요할 때까지는 품으면 되는 것이고, 목표가 바뀌면 그리고 상황이 달리 전개된다면 다른 것으로 대체하면 그만인 것이고 바꾸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 다는 것은 1%의 '오지맨디아스'와 같은 인간들에게는 그리 낯설지도 않을 것이고 어색하게 다가오지도 않을테니까 말이다. 

     앞서 언급한 것들 때문에, 'MINUTE'가 'WATCH'로 바뀐 점은 이 영화 전체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얼마나 끔찍한 것인가? 한 사람에 지나지 않았던 물리학자가 시계 때문에, 당하게 되는 사고는 인류 전체를 이념의 대립 속에서 통제의 감옥 속에 가두게 하는 최고의 역할을 하고 있고 감히 바꾸려고 드는 자 없는 기준과 법치가 된다는 것 말이다. 그것을 허물기라도 하면 우리 모두가 파멸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 것. 그 덕분에 그 당시 동서는 서로를 믿지 못하고 불신하게 됨으로써 치열하게 군비를 늘렸고 무기 개발에 사력을 다 했던 것 아닌가?  


      이 영화는 단순히 영웅물로 보아서는 안된다. 시대적인 배경과 당시 군중의 심리를 이해하려고 한다면 비주얼 강한 '잭 스나이더'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가. 최소한 이 원작의 만화는 무엇에서부터 출발을 했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이트 아울맨'과 '스펙터'와의 정사 장면과 그 장면에서 들려오는 음악, '로어셰크','코미디언'이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아서 판단하시길 바란다. 그들이 보여주는 모습과 감독이 교묘하게 표현코자 했던 것들에도 분명 관객에게 전달하는 점이 있다는 것만 알려주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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