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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연히 눈을 감았습니다
    오늘의/기록(記錄) 2009. 2. 1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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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연히 눈을 감았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그 감았던 눈을 뜰 수가 없었습니다. 아닙니다. 뜨기가 싫었습니다. 낯 부끄러웠기 때문입니다.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른 사람들이 가진 것들을 나는 왜 가지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만 줄곧 불만이었고, 언제나 내가 치뤘던 그 많은 대가들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매일같이 그래야만 하는 순간이 내게 닥칠 때이면 왜 나는 불공평한 처우를 받으면서 살고 있는 것일까. 혹여, 기다린다면 그런 시간만큼이나 누군가는 보상을 해주는 날이 오기는 할까. 계속해서 묻고 되물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자학했습니다. 비겁하게도 나의 문제라기 보다 자꾸만 나를 괴롭히는 내 정해진 운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를 인정할 줄도 몰랐고, 그리고 나를 꾸짖을 줄도 몰랐습니다. 다만, 해답도 없이 그저 이게 내 삶이다. 라고 나를 계속해서 자학하고 스스로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다른 사람이 가진 각각의 개성도 그리고 그 많은 다양성도 인정하지 않게 되어버린 것이지 뭡니까. 날이 갈수록 마음은 피폐해지고 체중은 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매일을 쓰린 속으로 살고 있습니다. 단 한가지만, 단 하나만 깨닳았더라면 진작에 누군가 내게 말을 해 주었더라면, 최소한 그 비슷하게라도 말입니다.

     

      제가 어떠한 인생을 살아왔는지 소상하게 말씀 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이제서야 그것이 내게 있어서 중요하지 않은 그저 소소히 돌아볼만한 작은 얘깃거리 밖에는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으니까요. 다만, 인정하면 되는 것을, 무엇을 인정해야 했는지를 몰랐지만 오늘에야 알았습니다.

     

      삶은 공평치 않지만, 결국에는 공평하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모순이기 때문에 더더욱 알아차리기 어려웠고 이를 인정하기를 쉬워하는 사람은 결코 단 한사람도 없음을 오늘에야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랬던 한사람으로서 그리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스스로의 면책을 부여하면서 저는 지금 뜨거운 가슴으로 웁니다.

     

      감사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주지도 않은 팔과 다리를 성히 주셨고, 누군가로부터는 빼앗아 가버린 눈과 귀를 온전히 남겨 두셨고, 적어도 사랑할 수 있는 뜨거운 가슴과 눈물을 주신 것을.

     

      『계절 하나가 봄이 되려고 하는 당연하고 장엄한 진리 앞에서도 겨울은 그렇게 우리에게 쉽게 봄의 자리를 내주지는 않습니다. 뒤척이고 비 뿌리고 바람 불면서 추웠다가 따스했다가 다시 바람이 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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