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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보기/해외 여행

일본 여행 - 후쿠오카, 벳푸 온천

by 사용자 aner 2019.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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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 다룰 후쿠오카 여행은 2018년 4월 28일부터 5월 2일까지 이루어졌다. 이미 여행을 다녀온 지가 1년이 다 되어 가고 있고, 이제서야 마지막 일정을 글로써 옮기고 있는만큼 들른 곳의 지명이나 먹은 음식의 이름은 선명하지가 않다. 또한, 그때 느낀 감정 또한 거의 모두 사라진 덕분에 얼마나 흥미있는 글이 될는지도 자신할 수 없다. 게다가, 밀어닥치는 덕분에 오늘은 사진 몇장으로 마무리를 지을 것이고, 마지막 마침표를 찍는데까지 걸리는 시간 역시 장담할 수 없다.

후쿠오카 일정의 사실상 마지막 날. 유후인과 벳푸를 고민하다가 부득이하게 벳푸를 마지막 여행지로 정해야했다. 유후인에 가려면 생각보다 일찍출발 해야했고, 더군다나 워낙에 인기가 좋은 곳이었기에 미리 버스표를 예매해야 했지만, 그런 사실을 채 알지 못한 우리는 처음부터 불가능한 곳이었다. 훗날 이 일대를 여행할 기회가 생길 때는 유후인만을 위한 일정을 준비하자는 약속과 다짐하는 것으로 위로했다.

하카타 버스 터미널에는 한국인 관광객을 위한 버스표 발행기가 준비되어 있다. 게다가, 매표소 직원들과의 의사소통은 간단한 영어만으로도 가능하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다행스럽게도 그들은 이미 대부분의 한국인 관광객들의 행선지가 어디라는 것은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근래에는 우리나라의 고속버스를 이용해 본 적이 없어 모르겠는데, 하카타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모든 시외버스에서는 무료 와이파이가 제공되고 있다. 장시간 이동하는 동안 지루할 수 있는 승객들을 배려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만하다.

오랜만에 장거리 버스에 올랐기 때문일까, 하카타에서 벳푸까지 가는 동안 멀미를 했다. 속이 메스꺼워 참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든 종점까지 참아보려 했지만 결국 잠깐 승객을 태우기 위해 중간 정류소에 정차했을 때, 좃도마떼를 외치며, 황급히 버스에서 뛰어 내렸다. 대략 1분여 시간을 바깥 공기를 쐬며 헛구역질을 했고, 겨우 진정시킨 다음에야 버스에 다시 올랐다. 나의 돌발 행동에 놀란 버스 기사는 자리로 찾아와 일본어로 뭐라고 말을 하는 듯 했으나, 전혀 알아 들을 수 없었다. 다만, 에어컨을 가리키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하는 것을 보아 속이 메스꺼울 때 에어컨을 켜면 괜찮을 것이라고 말을 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바다지옥에 가기 위해서는 버스를 타고 가야한다. 그런만큼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아주 많아서 좀처럼 앉을 자리는 허락되지 않는다. 게다가, 현지인들도 많이 이용하는 버스라 몇정거장가지 않아서 금방 비좁을 만큼 승객이 많아진다. 이미 이곳을 여행하기로 마음 먹은 사람이라면 충분히 알아봤을테니 지옥온천들이 있는 곳까지 걸어서 가겠다는 사람을 없을 것이다. 여행 일정을 넉넉하게 계획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걸어가려는 마음을 먹은 사람이 있다면 꼭 말리고 싶다. 사실, 걸어다니면서 볼만한 풍경도 그다지 많지 않다.

버스가 출발하기 전부터 시작된 소녀들의 이야기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서로의 핸드폰으로 수신된 문자를 보여주며 웃는 것을 보아서는 아무래도 남자에 관한 이야기임에 틀림이 없었다. 고개를 돌려 바라 본 뒷편에는 꽤 나이 드신 노인 한분이 지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앉아있었다. 영락 없는 일본 사람이었다. 몇몇의 한국 관광객들이 전날 다녀 왔던 관광지에 대한 소회를 늘어 놓고 있었다. 그들의 대화가 성가셨던지 두어명의 일본인들이 그들의 얼굴을 살피며 무언의 시위를 하고 있었으나, 눈치 없는 그들의 대화는 계속되고 있었다. 목적지까지 가는 내내, 버스는 아주 안전하게, 그리고 답답할정도로 천천히 움직였다. 그렇게, 몇정거장이 지났을까. 제법 많은 현지인들이 올라탔다. 때문에, 적은 양이지만, 비가 내리고 있던터라 눅눅한 냄새가 버스 안을 가득메웠다. 금방 데워진 몸 곳곳에서 금새 땀이 흘렀다. 금방 승차한 노인중 한명이 사람들 사이를 비집어 가며 몸을 움직이고 있었고, 나를 거의 다 지나갈 무렵에서야 걸음을 멈췄다. 책을 읽고 있는 청년의 귀에는 이어폰이 꽂혀 있었다.

바다지옥 초입의 호수. 특별한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쉬운 자리라서 집사람과 나는 번갈아가며 서로의 사진을 찍어 주었다. 사진은 클릭해서 크게 보시라.

에메랄드 빛의 띄는 웅덩이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온천수가 어찌나 맑은지 마치 여느 동남아시아의 바닷물을 보는 것 같다. 이 광경을 본 관광객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여기저기에서 감탄사가 쏟아져 나오고, 아이들은 처음 보는 광경에 놀라면서도 신이 나서 폴짝폴짝 뛰며 환호성을 지른다.

이곳에도 자그마한 신사 따위를 마련해 두었다고 들은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조금 생뚱맞지만, 신사에서나 볼 법한 것을 이곳에서도 볼 수 있다.

온천을 주변으로 길이 나있다. 다양한 각도에서 온천의 풍광을 즐길 수 있지만, 사실 몹시 맑다는 것 말고는 특별할 것은 없다.

바다지옥을 나와 길을 따라 가다보면 가마지옥의 후문을 볼 수 있다. 이 일대에는 몇개의 지옥온천이 있는데, 대부분 입장 금액이 위와 대동소이한 터라, 절대로 싸다고 볼 수 없다. 대표적으로 손에 꼽히는 몇군데만 골라서 관광할 것을 권한다. 우리 또한 대표적인 곳만 갔으나, 몇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정말 비싼 금액을 지불하며 다녔다 싶은 생각이 이제야 든다.

가마지옥에서 일을 하고 있는 직원들의 뒷모습.

우리는 가마지옥의 후문으로 입장을 했던 터라, 가장 마지막에 정문을 사진에 담았다.

벳푸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겨우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하루 종일 걸어다니느라 발바닥에서는 찌릿한 통증이 느껴졌고, 허기진 적에 집사람과 나는 신경이 곤두서있었다. 게다가, 아내의 백팩에는 카메라 렌즈가 하나 있었는데, 그 무게 때문에 아내는 나보다 더 힘든 하루를 보내게 됐다. 여행의 막바지에 다다라을 즈음, 아내의 표정은 점점 굳어져 갔고, 나의 질문에는 퉁명스러움이 잔뜩 베어나왔다.

두시간여를 달려 하카타 역에 도착하고, 저녁 식사를 맛있게 먹고 난 다음에야 집사람의 얼굴과 목소리에서 생기를 느낄 수 있었다. 허기진 배를 맛있는 밥으로 채우고, 조금만 걸어가면 숙소에서 쉴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언제 그랬냐는듯 아내는 다시금 귀엽고 생기발랄한 아가씨로 돌아왔다. 내게 우렁찬 목소리로 걸음을 재촉하며 사진을 찍는 나를 두고 저만치 걸어가는 뒷모습이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었다.

아마도 나는 일본 어디를 가게되더라도 이런 유사한 풍경을 잊지 않고 사진으로 남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지만, 일본스럽고 우리와는 차별화된, 일본인 답다고 느껴지는 그들만의 정취인 것 같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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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5

  • 가족바라기 2019.11.22 14:17 신고

    전 부모님 모시고 올해 유후인이랑 뱃부 다녀왔는데 좋았어요
    계란과 사이다 잊을수없네요^^
    답글

    • 사용자 aner 2019.11.22 15:19 신고

      그죠? 저는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서 저 사이다를 한 상자 사다 놓고 먹었습니다.

      홈플러스에서 특가 판매를 한 적이 있거든요. 그게 벌써 1년도 더 된 이야기네요. 읽으신 여행기도 작년 초에 다녀온 후기랍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

  • 미.야 2019.11.26 13:34 신고

    작년이지만 추억을 되돌아보며 쓰는 글도 좋을 것 같아요! 잘 읽구 갑니당
    답글

    • 사용자 aner 2019.11.27 13:33 신고

      그런데, 아직 이 포스팅은 글을 다 채우지 못한 상황인데요. ㅋㅋ 언제가 될는지는 모르지만, 글을 마쳐야겠습니다.

      방문 감사 드립니다.

  • Deborah 2019.12.10 12:00 신고

    일본에서 먹는 삼각깁밥 맛이 어떤지 궁금해요.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