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다녀보기/해외 여행

일본 여행 - 후쿠오카, 후쿠오카 타워 #1

by 사용자 aner 2018. 12. 25.

벌써 7개월 전의 여행이지만, 하루 이틀을 미루다 보니 어느덧 시간의 자락은 올해의 대부분을 보낸 뒤에야 포스팅을 하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당시 서로 주고 받았던 대화의 내용이나 여행 중에 들었던 이야기들 대부분은 큰 맥락만을 남겨 두게 되었다. 여행을 하면서 먹은 음식과 또 들렀던 음식점 등 다양한 방문지의 이름은 아내가 따로 남긴 기록에 의존하지 않고서는 이 글을 써내려 갈 수 없을 정도다. 사진을 보정하고 글로 옮겨 적는 일이 이제는 익숙해졌을 법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렇듯 오랜 시간에 걸린 뒤에야 포스팅을 하게 된 것은 그간, 나의 삶이 격동의 시간을 지나왔기 때문이라고 핑계 삼는다.

 

지난 번 일본을 여행했을 당시에도 거의 똑같은 상황을 경험했다. 많은 곳을 다니고, 또 경험한 것을 나의 기억력에만 의존할 수는 없고, 나중에 사진을 들쳐 보면서 글을 남기고자 할 때, 분명 지명과 음식 등등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서 애먹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메모라도 해두자는 교훈을 얻었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영수증을 남겨 두기는 했지만, 우리말로 남기지 않은 덕택에 일본어를 하나하나 번역해야하는 수고를 해야만 했다. 그렇게라도 정성을 들여 이 글을 쓰고 있다면 무엇이 문제겠냐만서도, 실제 나는 영수증을 어디에 두었는지도 모를 뿐만 아니라, 사실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어디에서 무엇을 먹었는지 보다 단지 그 일정을 수행하면서 경험했던 것들 마다의 유기적인 연결고리는 결국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는 것으로 귀결시키기로 했다. 

 

 같은 장소에서 화각만을 달리 하여 이 사진들을 찍을 때만 하더라도, 영감 따위의 것이 머리를 스쳐가고 있었다. 어떤 주제를 가지고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남은 기억이라고는 아무것도 찾을 수가 없다. 과연 나는 어떤 이유로 석장이나 담았을까. 

 

지금까지 이용해 본 항공사 중에서 이스타젯 항공 승무원이 가장 이뻤다고 생각된다. 특히 내가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부분은 승무원의 허리를 도드라지게 하는 붉은색 부분은 그들의 미모와 매력을 더욱 도드라지게 하는 포인트인 것 같다. 진에어처럼 괜히 차별성을 둔답시고 청바지를 입히는 항공사는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 

 

 

 

항공기를 이용할 때 마다 이런 사진을 두어장씩 찍는다. 대게의 사진들을 보면 생각지도 않은 장소와 장면에서 꽤 훌륭한 감성을 담아내기 때문이다. 특별한 주제가 없어도 몰입을 이끌어 내는 사진을 찍고 싶다.  

 

 

후쿠오카 공항에서 하카타 역으로 가는 전철 티켓. 1명당 260엔이다. 하카타 역으로 가는 방법을 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어지간하면 전철을 이용할 것을 권장한다. 일본어를 몰라도 어렵지 않게 발권할 수 있도록 한글도 제공하는 자동판매기가 있으니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확실히 일본 관광지에는 한국인들이 가장 많고, 그 덕분에 한국인들이 여행을 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많은 곳에 한글 표기를 해두었다.

 

일본스러운 느낌의 광고 배너와 이정표.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만, 색들이 잘 어울린 덕분에 이뻐 보였다.

 

하카타 역으로부터 두 정거장 전에 내려서 숙소에 먼저 들러 짐을 풀었다. 여행사를 하고 있는 처남의 추천에 따라 쿠시다 신사 방향에 위치한 도미인 하카타로 결정했다. 이번, 두 번째 일본 여행에서 확실하게 느낀 점은 아주 비싼 금액의 숙소가 아닌 이상 일본의 호텔은 대게 우리나라의 여느 모텔 수준에 비견되는 수준이란 것이다. 호텔의 구색을 갖추기 위해서 식당과 안내데스크를 갖추고 있음은 물론이다.

 

체크인 시간 보다 일찍 도착한 덕분에 제법 오랜 시간을 라운지에서 기다려야 했다. 대충 시간만 맞으면 들여보내 줄 법도 한데, 그들 직원 중 그 누구도 일찍은 시간에 체크인이 가능하도록 해준 사람은 없었다. 물론, 그들의 원칙을 고수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새벽 일찍부터 나서야 했던 우리로서는 조금이라도 빨리 짐을 풀고 일정을 소화하고 싶었기에 조금 아쉬웠던 것 뿐이다.

 

이미 아내와 나는 인천공항에서 대충 때운 음식의 포만감이 사라진지 오래다. 허기가 지고 점점 시견을 날카로와지고 있었기에 한시바삐 식사를 마쳐야 했다. 더군다나, 하카타에서 첫 식사로 계획했던 우동집이 관광객들 뿐만 아니라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유명세를 떨치고 있었기에 조금이라도 늦었다가는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그래서, 급한데로 짐을 로비에 맞겨둔 채 부랴부랴 우동집이 있는 하카타 역으로 걸음을 옮겨 갔다.

 

아니나 다를까, 급히 서둘렀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식당 내부에는 이미 사람들로 가득했고, 아직 음식을 받지도 못 한 채 빈 테이블을 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아내와 이런 저런 이야기와 계획을 나누면서 제법 기다린 후에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삿포로 생맥주. 200미리도 되지 않는 한 잔의 가격이 우리 돈으로 6천원이었던가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꽤나 비쌌다. 그러나, 일본에서 맛보는 삿포로 생맥주의 맛은 다른 무엇으로도 치환될 수 없을 정도로 맛있었다. 봄이 채 다 가기도 전에 몹시 더웠던 그날의 더위를 한방에 날려버리는 기분이었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면서 식당 내부를 담았다. 우리가 자리한 곳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앉아서 먹는 곳이었다. 우동 반죽을 하는 직원의 모습을 마주하고 있었고, 우리들 바로 옆에는 갖가지의 소품을 놓아 둔 선반이 위치하고 있었다. 조금은 위생적으로 불량해 보일 수 있는 것들이 눈에 띄기는 했지만, 그 마저도 일본스럽게 느껴졌다. 

이 여행을 떠나기 전 어느 날 주말. 맛있는 것 없을까 하고 고민을 하던 차 인근 지역인 군산에서 릭쇼라는 우동집을 발견했다. 처음 먹어 본 이후 큰 감동을 받은 나는 다시 한번 그 맛을 보기 위해 군산을 찾았지만, 안타깝게도 어떤 이유에선지 폐업을 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덕분에 일본식 냉우동의 참맛을 알게 됐고, 이후 기회가 되면 일본에서 먹는 붓카케는 어떤 맛있까 기대하고 있었다. 


관서 지방에 이어 바로 다음 여행지로 다시 일본을 선택한 이유는 지리적으로 가깝고, 항공료가 저렴한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일본에서 느낀 감동과 즐거움을 잊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나를 즐겁게 한 요소들이 비단 음식이나 처음 본 관광지 뿐만은 아니다. 처음으로 일본이라는 나라를 경험하면서 느낀 내 식견의 확장이라든가 하는 것들에서 비롯된 것이 더욱 크다. 게다가, 식문화가 주는 이색적이고 평소 우리나라에서 즐긴 그들의 식음 문화와 현지에서 느낀 것에서 오는 차이를 더욱 알고 싶었다. 이번 후쿠오카 여행에서의 최우선은 붓카케였고, 일대에서 가장 유명한 우동집에서 체험을 해보는 것이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군산에서 접했던 붓카케 그 이상의 감흥은 없었다. 다시 말하자면, 한국인인 그가 우리에게 선보인 일본식 우동이 훨씬 더 맛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해서 한국인의 입맛에 맛게끔 조리를 한 흔적이 있었다는 것은 아니다. 아무튼, 우리나라에서 아무리 맛있는 붓카케를 경험해 보았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하카타 역 맞은 편 지하에 위치한 이곳을 꼭 가보기를 추천한다. 

 

이곳이 어디였으며, 상호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선 유감스럽게도 자세히 알려줄 수가 없다. 위에서 언급했듯, 제대로 된 기록이 없기 때문이다.

 

 둘 모두 같은 음식을 먹는 것보다 다른 것을 주문해서 맛을 비교해 보기로 했다. 이 집에서 제공되는 우동에는 모두 우엉튀김이 곁들어져 있다. 다소 질길 수는 있지만 맛은 좋았으나 조금 짤막하게 잘려서 나왔으면 어떨까 싶다. 너무 크고 질겨서 한번에 입안에 넣는 것이 좀처럼 쉽지 않았다.

 

주문은 모두 자판기로 이루어진다. 사전에 안내 책자와 블로그 등에서 수집한 정보를 가지고 정해 놓고 갔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주문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인기리에 팔리고 있는 대표 음식이 있기 때문에 점원들이 알아서 그 둘을 안내해주고 있다.

 

쉴 틈이 없이 밀려드는 손님 덕분에 이 집의 호황은 영원할 것처럼 보인다. 이미 식사 시간이 한참을 지났지만, 여전히 대기 행렬은 길게 늘어져 있었다.

 

이 곳, 지하 식당가는 하카타 역사 맞은편의 호텔이 위치한 곳이다. 다양한 식당들이 저마다의 독특한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일정상 모든 곳을 가보지는 않았지만, 여간해서 실망할 분위기는 아닌 듯 싶었다.

 

4월 막바지의 기온이라고 하기에는 꽤 더웠다. 혹시 몰라서 껴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 이동 내내 팔에 걸치고 돌아다녀야 했을 정도다. 그러나, 한국의 희뿌연 먼지로 뒤덮인 것과는 그곳의 하늘은 맑고 청명했다. 덕분에 즐겁고 개운한 마음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하루 빨리 우리나라의 봄도 예전처럼 맑고 깊은 하늘을 품었으면 싶은 바람이다.

 

하카타 역사 내 일대의 지하상가에 자리 잡고 있던 빵집 진열대다. 진열된 빵들의 생김새가 마치 페스트리 같으면서도 생소했다. 맛이 궁금해서 하나만 사 먹었지만, 이 글을 쓰는 지금 돌이켜 보면 어떤 맛이었는지는 도저히 상기시킬 수 없다. 말인즉, 특별한 것 없는 맛이라고 할까. 다만, 여러겹을 수차례 반복해서 쌓아 만든 빵이라는 것과 빵이라기보다는 과자처럼 바삭거리는 식감이 인상적이었다. 

 

특별할 것도 없는 하카타 역사 근처의 소경. 별 감흥은 없었지만, 흰색과 검은색 만으로 도색된 일본의 경찰차량에서 느껴지는 무미건조함. 왠지 우리나라의 경찰관보다 인색하고 냉소적일 것 같은 기분이었다. 때때로, 피곤해 보이는 경찰관에게서는 여전히 제국주의 관료의 느낌도 받았으나, 살아보지 않은 나로서는 그 때 받은 인상이 전부일 수 밖에.

 

여러 여행 안내 책자와 블로그 포스팅에서 소개되는 후쿠오카 최대의 역사. 하카타 역의 정문이다. 역사를 중심으로 버스 터미널, 지하철 그리고 백화점과 지하상가등 여러 위락 시설이 분포되어 있다. 모든 문화와 관광은 이곳에서 시작되고 끝맺음을 이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아주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이곳과 가까운 곳에 있는 호텔일 수록 숙박료가 더 비싼 것으로 확인됐다.

 

 똑같은 일정을 소화하는 여행이라도 매번 교통편을 이용하는 것과 도보로 움직이는 것에는 양적 질적 차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자동차나 교통편을 이용한 이동을 주로 하게 되면 그만큼 시간도 절약할 수 있고, 더 많은 관광지를 다닐 수 있는 장점이 있을 수 있지만, 그들의 문화 그리고 삶의 모습 하나 하나를 살펴보기에는 오히려 불리한 요소로 작용한다. 느릿느릿한 걸음 속에서 미처 알아보지 못했던 장면을 마주한다거나 가볍게 주고 받는 눈인사나 인사말 속에서 오가는 정이나 마음 따위를 느낄 기회는 좀처럼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가능한 교통편을 배제하고 하카타 역사 만큼은 걸어서 다니기로 했다.

 

오가는 길에서 생각지도 못한 명소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교통편 대신 도보를 선택했다. 큰 길을 걷는 것 대신, 건물 사이 사이에 놓여진 작은 골목을 따라 걷기도 했고, 현지인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다니는 길을 바라보며 따라가 볼까 싶은 마음에 고민을 하기도 했다.

 

 

후쿠오카 여행을 마치고 몇 주가 지나지 않아 우리 부부는 아이를 가지게 되었다. 때문에, 또 언제 해외여행을 갈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아이가 제법 커서 함께 해외 여행을 다니려고 하더라도 꽤나 시간이 흘러야만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조금은 서글퍼졌다. 때문에, 왜 조금이라도 더 젊었고, 시간이 있을 때 해외여행을 하지 않았나 싶은 후회가 된다.

 

 

처음 사진으로 담을 때만 해도 멋진 흑백 사진을 머릿속에 구상했으나, 이것만으로도 좋겠다고 타협했고, 나의 오래된 게으름과 피곤함을 앞세웠다.

붓카케 우동을 먹고, 하카타 역사를 대충 둘러 본 다음 숙소로 돌아와 잠깐 눈을 부친다는 것이 서너시간이 훌쩍 지나도록 잠을 자고 말았다. 충남 보령에서 인천 공항으로 가기 위해 새벽 4시에 일어난데다가 현지의 무더운 날씨도 지치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대로 씻지도 않고 다음 날 아침까지 자고 싶었지만, 고작,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간 여행이라 의미없이 보낼 수는 없었다. 겨우 눈을 비비며 잠에서 깬 우리는 출발하기 전 미리 탐독했던 여행 책자에서 소개된 가까우면서 일대에서 빠뜨릴 수 없는 후쿠오카 타워를 가기로 결정했다.

 

버스 터미널 3층, 6번 플랫폼에서 306번 버스를 기다렸다. 이곳 터미널의 장점 중 하나는 어디에서 기다려야 하는지 헷갈리지 않도록 바닥에 표시를 해둔 섬세함이 단연 돋보였다. 여느 곳과 다름 없이 한글 표기가 되어 있고, 터미널 어딘가에는 관광객을 위한 안내소도 설치가 되어 있다. 우리처럼 자유여행을 찾은 사람들에게 안심이 되는 요소이기도 한다. 굳이 일본어를 몰라도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 정도니까.

 

어느덧 날은 저물고, 야경을 감상하려는 관광객들이 하나 둘씩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타워 앞에 펼쳐진 야시장 여기저기에서는 꼬치며 강정이며 갖가지 맛있는 음식을 만드느라 점원들의 분주함이 가득했다. 벌써부터 맥주와 음식을 즐기던 사람들 사이에서 오가는 대화 소리에 주변은 더욱 관광지다운 면모를 뽐내기 시작했다. 북적이는 사람들과 음식 그리고 대화소리가 한데 어우러진 그곳에서 금새 웃음꽃들이 피어 올랐고,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는 음식들은 저마다의 향과 맛으로 일대 주변 역시 말깔스럽게 바꾸어 놓고 있었다. 저물어 가는 태양의 햇살이 잘게 부서지는 까닭에 고즈넉한 기운마저 느낄 수 있는 순간 아내와 나는 손에 깍지를 끼고 말없이 타워를 마주하고 바라보고 있었다.

 

호텔 로비에 비치된 관광 책자에서 찾은 할인 쿠폰. 나혼자 횡재한 기분이었으나, 그것도 잠깐. 후쿠오카 지역 어디에서든 쉽게 구할 수 있는 할인권이었던 것이다. 현장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형태는 다르지만 제각기 동일한 금액을 할인 받을 수 있는 쿠폰을 손에 쥐고 있었다.

 

타워에 올라가기 위해 길게 늘어선 입장객들. 조금이라도 늑장을 부렸다면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사진으로 담지는 않았지만, 입구를 통과하면 무료로 사진을 찍어준다고 하는데,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 무료로 제공하는 사진은 스티커 사진처럼 아주 작은데, 전신샷을 담기 때문에 그다지 멋스럽지도 않고 잘 보이지도 않는다. 결국, 관광객들에게 사진을 팔기 위해 그럴듯하게 포장한 것이 지나지 않는다. 돈을 내면 큰 사진을 준다고 하는데 우리는 사지 않기로 했다.

 

타워에서 내려다 본 일대의 전경이다. 일대의 도시중 가장 큰 도시라고는 하지만, 중소도시 중 하나인 이곳에는 높은 건물이 눈에 띄지는 않았다. 유리창에 반사된 것들을 지우고 올리는 것이 마땅하겠지만, 이미 다녀온 지도 오래되었고, 때마침 닥친 귀찮음 덕분에 그냥 올린다.

 

해안가 방향으로 내려다 본 곳에 있는 유명 관광지와 유명한 관광지라면 어디에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열쇠 걸이. 모모세 비치라고 했나? 좀처럼 기억이 나지도 않고, 하필이면 여행 책자는 지금 이 순간 내 곁에 없다.

 

해변가에 있는 위락 시설이다. 해변가 바로 앞에 놓인 큰 건물에는 들어가 보지는 않았지만 식당이 있다. 해변가로 가는 길목에는 상점들이 있는데 우리가 갔을 당시에는 이미 대부분의 상점들은 영업을 마치고 문을 닫은 상태였다. 그렇지만 아쉬울 것은 없을 정도로 내 기호에 맞는 브랜드나 음식점들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냥 저냥 지나가며 시간을 떼울 수 있는 곳 정도라면 생각해도 될 것 같다.

 

타워를 나와 해변가로 발걸음을 옮긴 우리는 화려한 조명을 자랑하는 타워를 배경삼아 사진을 찍었다. 해가 저물고 깊어진 어두움 덕분에 멋스러움이 더욱 도드라졌다. 주변을 거니는 수많은 사람들은 저마다의 자세를 취하며 사진을 찍기 바빴고, 손깍지 낀 연인들이 서로를 끌어안은 채 야경을 감상하고 있었다.

 

선명하고 확실하게 드러나는 것만이 정답인 줄 알았고, 삶의 방편 삼을 수 있는 기준과 잣대가 되어 줄 것이라 믿었던 삶이 있다. 분명하게 읽히지 않거나 확신을 제공하지 않는 그 어떠한 것에는 내 젊은 용기와 청춘을 바치지 못한 젊은 날의 내가 아쉽다. 이미 나는 어느덧 마흔의 중년이 되었다.

 

 

 

꽤 많은 순간. 똑 같지만 비슷한. 비슷한 듯 하지만 같은 사진을 수도 없이 찍었다. 이유는 알지 못한다. 단지, 그게 나라는 사실만 알 뿐.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미묘한 차이에서 그들만의 고유하고 독특한 느낌의 정취가 있다. 특히 일본인 그들의 생활에서 녹아든 색상들은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라고 느꼈다. 그러나, 정확히 일본에서만 느낄 수 있다는 그들의 색상을 글과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나는 그저 '일본스러운' 이라는 것 정도로만 그치는 내 언어의 한계를 목도하고 깊은 갈증을 느낀다.

다시 하카타로 돌아가는 길. 패키지로 다녀왔던 오사카와는 달리, 이번 일본 여행의 모든 이동은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그런 덕에 일정이 진행되면서 나와 집사람의 피로도는 점점 쌓여갔고, 호텔에 들어오면 녹초가 되어 잠에 들었다. 일정을 소화하는 방식만으로도 피로도는 보장되었던 사실이지만, 우선 우리 두 사람의 나이도 무시못할 만큼 제법 먹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계기가 되었다.

 

구간마다 다르게 책정되는 버스 요금과 숫자가 적힌 버스 표가 이색적이다. 일본의 버스는 처음 탈 때, 버스 표를 뽑게 되는데, 표에는 숫자가 적혀 있다. 버스 정류장을 지날 때마다, 발행되는 버스 표에 찍히는 숫자가 올라간다. 내릴 때는 운전석 머리 위로 보이는 모니터에 적힌 대로 동전을 요금함에 넣으면 된다. 확실히 우리나라의 대중교통 요금은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주 저렴하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곧장 숙소로 가지 않고 저녁 식사를 위해서 하카타 역에서 내렸다. 안내 책자를 뒤져가면서 역사 지하에 있는 음식점들을 하나 하나 탐방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이미 문을 닫았을 정도로 늦은 시각이었다. 어쩔 수 없이 남은 음식점 중에서 가장 괜찮아 보였던 곳을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기억하건데, 집사람은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음식이었고, 음식점이었다. 이곳은 소의 혀를 주 재료로 하는 음식점이다. 당연하겠지만, 모든 음식은 소의 혀가 들어간다. 아내는 주문을 하기 전부터 미심쩍어하며 반기지 않았으나, 우리에게는 이미 달리 선택지가 없었다. 아내는 소 혀 카레를 주문했다. 음식을 먹는 내내 인상을 찌푸린 아내는 결국 다 먹지 못하고 남기고야 말았다. 어지간한 상황이 아니면 음식을 남기는 경우가 없는 아내였지만, 이 음식만큼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내가 받아든 음식은 소 혀 구이였다. 실제로 내가 먹어 본 아내의 카레 보다는 한결 괜찮았다. 혀 특성상 질긴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질긴 식감이 오래도록 씹게 만들어서 턱이 아팠을 정도다. 우수에 젖은 소의 맑은 눈빛이 떠올라 먹는 내내 죄를 짓는 기분이었다. ;)

 

다시는 먹지 않겠다는 아내의 선언이 있었기에, 굳이 나 역시 먹어야 할 이유를 느끼지 못한 만큼,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소 혀 요리는 실망만 안겨준 채 사요나라!

이 집에서 우리의 입맛에 가장 잘 맞았던 삿포로 생맥주. 그러나, 비싼 금액은 피할 수 없었다.

소 혀 구이 정식. 어떤 메뉴를 주문하든지 소 혀가 주 재료라는 사실을 알고 들어갔기에 망정이지, 아무리 살펴 봐도 말해주기 전까지는 좀처럼 이것이 혀라는 것을 알 수는 없을 것이다!

 

 현지인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꽤 많은 손님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제법 알려진 음식이거나 그들 사이에서는 오래전부터 인기가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여행을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아주 많은 음식점들이 소의 혀를 재료로 하는 음식을 팔고 있었고, 그들에게는 평소에 자주 찾는 음식이라는 점을 알게 됐다.

댓글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