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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기가 귀에 들어갔을 때 조치 방법?
    오늘의/기록(記錄) 2018. 11. 1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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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by  Егор Камелев  on  Unsplash

    나이를 먹었다는 것과 평소에 운동이라고는 좀처럼 하지 않는 이유 말고는 없겠지만, 유독 이상하게스리 하루 종일 피로에서 벗어나기 힘든 하루였다. 퇴근 후 고객을 상대로 하는 자리였기는 하지만, 소고기를 먹는 자리도 마다해야 했을 정도로 잠시도 회사에 앉아 있기 싫었다. 평소 잘하지도 않고 좋아하지는 않는 목욕이 하고 싶었고, 그저 어디라도 자리만 있으면 눕고 싶었다. 집에 가기 싫어서라기보다 가는 동안 견뎌야 하는 차량 정체가 어제만큼 곤욕스러웠던 적도 드물었다.

    겨우 도착한 집에서는 아내가 차려준 만두국 한 그릇을 겨우 먹어 치우고는 곧장 방안에 드러누웠다. 너무 피곤한 나머지 식사 중 대화 다운 대화는 한차례도 없었다. 임신 중에 있는 아내는 내가 퇴근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을 테지만 좀처럼 입을 뗄 수가 없었다.

    평소와는 달리 초저녁부터 잠에 든 나는 귓가를 울리는 모기 소리에 잠이 깨버렸다. 천근만근이던 몸 상태를 봐서는 출근시각까지 내리 잘 수 있을 거라 싶었다. 유독 더웠던 올해 여름. 너무 더운 이유로 예년과는 달리 모기의 개체 수가 줄었다는 이야기가 반가웠는데, 숨었던 녀석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역시, 뭐든 적당해야 한다. 언제 들어왔는지 모르는 아내가 옆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시각을 봐서는 티브이를 보다가 방에 들어온 지는 얼마 되지 않은 듯했다.

    손전등으로 벽 주변을 훑어갔다. 빛을 싫어하는 습성이 있는 모기는 불이 켜지면 날고 있던 주위의 어느 한 곳에 붙어서 움직이지를 않는다. 분명 귓가에서는 고주파의 날개짓 소리가 들렸는데, 한참을 살폈지만 눈에 띄지를 않았다.

    아아아아... 악! 내 귀! 내 귀!


    갑자기 아내가 소리를 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한쪽 귀를 바닥으로 내린 채 공포에 질린 소리를 내질렀다. 놀라서 물어본 나의 질문에 귀에 모기가 들어갔다고 대답했다. 재빨리 방의 전등을 켜고 귀 안을 살펴보니 모기 한 마리가 아내의 귓속으로 들어가려고 바등거리고 있었다. 서랍장에서 귀이개를 들고 와서 다시 들여다본 귓속에서는 이미 자취를 감추었으나, 여전히 점점 더 깊숙한 곳으로 가기 위해서 날개짓을 하며 아내를 겁에 질리게 했다. 생전 처음으로 이런 상황을 겪어 본 아내는 겁에 질렸고, 얼굴 전체적으로 땀이 흥건하게 배어 나오기 시작했다.

     

    이미 시야에서 벗어난 모기는 어떻게 할만한 방법이 없었다. 머리를 크게 좌우로 흔들어 보았지만, 그렇게 해서 나올 만큼 쉬운 상황이 아니었기에 응급실로 가기로 했다. 아내는 대충 코트만 걸쳐 입고, 잠옷을 그대로 입은 채 차에 올랐다. 도착한 병원 응급실에서 귀에 들어간 모기를 우선 죽여야 한다며 마취제를 주입했다. 모기의 습성상 자연스럽게 나올 가능성이 없으므로 일단 익사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후 도구를 이용해서 빼내려고 했으나 정밀하지 못한 이유로 다른 대학병원으로 가보라고 했다.

    아무튼, 다시 차에 올라 부리나케 찾은 대학병원 응급실에서도 좀처럼 죽은 모기를 빼내는 것이 쉽지가 않았고, 30여 분동 안 핀셋과 현미경을 번갈아가며 이용한 후에야 겨우 죽은 모기를 귀에서 끄집어낼 수 있었다. 모기를 꺼내는 중간에 시야를 가리던 아내의 귀지가 마취제에 녹아서 떨어져 나왔고, 본의 아니게 귀 청소도 한 셈이었다.

     

    이런 경험을 처음 해본 아내는 너무 놀란 나머지 온몸에 땀이 흐를 정도로 공포스러웠으나, 이내 안정을 찾았고, 몇 개의 귀지와 모기를 꺼낸 다음 시원하다면서 웃어 보였다.


    실제 아내가 겪은 이야기를 작은 수필 형태로 풀어보려고 했습니다. 의도대로 풀어내지 못한 것 같아 아쉽군요. 어찌 되었든 명심해야 할 점은 모기가 귀에 들어갔다고 생각되면 불을 비추기 전에 먼저 핀셋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더 깊숙이 귀에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운이 좋다면 병원을 찾지 않고도 끄집어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로서는 직접 꺼내는 것보다 병원을 찾으시길 권합니다. 야간에 응급실을 가더라도 돈 몇 푼 하지 않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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